일본 호텔 , 왜 이렇게 올랐을까? 폭등한 일본 여행 호텔가격에 대해 알아보다
일본 호텔 숙박비, 왜 이렇게 급등했을까?
✅ 여행자들이 체감하는 숙박비 폭등 현상
최근 일본을 방문한 여행객들은 한결같이 “호텔 값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불과 1~2년 전보다 숙박비가 1.5배 이상 오른 것 같다는 체감 후기들이 많이 보이고 , 실제 제 경험에도 일본 호텔 가격 급등은 체감되고 있습니다.
일본 관광 성수기였던 2024년 봄에는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의 대도시 호텔이 대부분 예약이 꽉 찬 데다 숙박 요금도 크게 치솟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일본 주요 도시의 숙박비 급등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피부로 느낄 만큼 뚜렷한 현상이 되었습니다.
✅ 일본 숙박비 상승의 주요 원인 분석
그렇다면 2024~2025년에 들어 일본 숙박비는 왜 이렇게 급등한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여러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합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여행객 폭증에 따른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현상이, 공급 측면에서는 인력 부족과 시설 한계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엔저(엔화 약세)로 인한 특수와 호텔들의 가격 정책 변화까지 겹치며 가격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폭발하는 관광 수요와 ‘오버투어리즘’
가장 큰 요인은 단연 관광 수요의 폭발적 증가입니다. 일본 정부가 국경을 개방하고 방역 규제가 풀리자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한꺼번에 분출했습니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두드러져, 2023년에는 방일 외국인 중 한국인이 약 697만 명으로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도 몇 배나 늘어난 수치로 일본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인기 여행지의 숙소는 가격이 치솓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일본 내 국내 여행 수요까지 겹치며 숙박 수요는 더욱 커졌습니다. 일본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시행한 전국 여행 할인 지원 정책 등으로 현지인들도 여행을 많이 다녔고, 코로나 동안 미뤄둔 기업 행사나 축제들도 재개되면서 호텔 객실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습니다.
수요가 이렇게 급증하다 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수용 능력을 넘는 관광객이 몰려드는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오버투어리즘이란 한 지역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관광객이 폭주해 발생하는 혼잡과 부작용을 말하는데, 일본 유명 관광지들에서도 이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일본에선 관광객 급증으로 교통체증, 쓰레기 증가 같은 문제가 불거지고, 인기 지역의 숙박 요금이 크게 오르자 “정작 자국민은 호텔이 너무 비싸거나 방이 없어서 못 묵는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2) 호텔 공급 정체와 심각한 인력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빠르게 따라주지 못한 점도 가격 상승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많은 호텔과 여관이 영업을 축소하거나 휴업했고, 업계를 떠난 종사자들도 많았습니다.
그 여파로 숙박업계의 인력은 아직도 회복되지 않아 호텔 운영에 제약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숙박업계의 구인난은 전국적인 문제로, 2024년 하반기에도 60% 이상의 호텔·료칸이 정규직/비정규직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했을 정도입니다.
현장에서는 “직원을 구하기 어려워 객실의 일부만 운영한다”거나 “식당 인력을 못 구해 아예 조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등의 사례도 나옵니다
이처럼 심각한 인력난과 더딘 인프라 확충으로 인해, 비록 객실 수요는 폭발했지만 정작 공급 가능한 객실은 제한적인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숙박 업계에서는 한정된 방을 놓고 몰려드는 손님을 받다 보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한편 일본 호텔들의 시설 투자와 신축도 수요를 바로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2010년대 후반부터 일본 전역에 호텔이 많이 들어섰지만, 코로나로 일부는 폐업하거나 개장을 연기했습니다.
신규 호텔이 다시 문을 열고는 있으나, 건설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적인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인기 도시는 상시적인 객실 부족에 시달리며, 남아있는 방을 얻기 위한 가격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3) 엔저 효과와 호텔의 가격 전략 변화
엔저(円低), 즉 엔화 가치 하락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일본 엔화는 2023~2024년 동안 달러 대비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져 한때 1달러=153엔을 넘길 정도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34년 만의 엔화 최저 수준으로, 엔화로 표시된 일본 여행 경비가 그만큼 해외 관광객에게 저렴하게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은 “동일한 예산으로 다른 나라보다 일본에서 더 좋은 가치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며 약세 엔화 덕분에 여행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유례없는 엔저 현상이 일본 여행 붐에 기름을 부으면서, 앞서 언급한 수요 폭증을 더욱 가속한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환율 효과를 톡톡히 봤는데, 같은 돈으로 예전보다 일본에서 숙박·식사를 더 즐길 수 있으니 여행 수요가 한층 늘어난 것이지요.
4)후쿠오카 숙박비 급등, 무엇이 다른가?
이번 일본 호텔 요금 급등 현상에서 특히 자주 언급되는 지역이 후쿠오카입니다. 여행 커뮤니티에서도 “후쿠오카 숙박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후쿠오카에는 어떤 특별한 배경이 있을까요?
우선 지리적 이점에 따른 관광 수요 증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비행기로 1~2시간 거리에 불과하고 항공편도 많으며, 부산에서는 배편으로도 연결되는 등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가까운 거리와 저렴해진 엔화 덕분에 주말 여행지로도 각광받았고, LCC(저가항공)의 증편으로 지방에서 후쿠오카로 떠나는 여행객도 크게 늘었습니다.
관광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이 한정적인 점도 후쿠오카의 가격 상승을 부추긴 요인입니다. 후쿠오카는 인구 150만 명 규모의 대도시이지만, 도쿄나 오사카에 비하면 호텔 객실 수가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갑작스럽게 해외 관광객이 몰려들다 보니 시내 주요 호텔은 연일 만실에 가까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특히 후쿠오카는 비즈니스 호텔 등 중저가 숙소 비중이 높은데, 이들마저 주말에는 1박 20~3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여행객 입장에선 “가격 대비 방 상태가 별로인데도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